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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쌀 등급표시제 추진…어떻게 되나 관리자 2010/03/24 3421

 

 

초점 / 쌀 등급표시제 추진…어떻게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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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1월 시행 … 질소질비료 듬뿍 주면 ‘낭패’

정부가 내년 1월부터 쌀 등급표시제를 시행키로 함에 따라 농가들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본지 2월24일자 1면 참조). 수량을 늘리기 위해 질소질비료를 다량 시비할 경우 단백질 함량 기준 때문에 자칫 등급 판정 과정에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도입 취지는

정부가 쌀 등급표시제를 도입키로 한 것은 ‘기존의 양곡표시제가 품질에 대한 정보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밥맛과 직결되는 단백질 함량이나 완전립 비율 등의 품질, 싸라기·이물질 혼합률 등의 품위(특·상·보통)가 모두 권장사항이다 보니 이를 표시하는 브랜드 쌀이 거의 없다는 게 농림수산식품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2월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 대형 유통업체·인터넷쇼핑몰·재래시장에서 판매하는 브랜드 쌀 97개를 수거, 품위 표시 여부를 조사한 결과 77개가 아무런 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품위를 표시한 22개 중에서도 표시사항과 실제 내용물이 일치하지 않은 경우가 3~4개 확인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 양곡표시제가 제구실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앞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수도권 소비자를 대상으로 쌀 브랜드에 대해 질문한 결과 ‘좋은 쌀을 먹고 싶지만 어떤 쌀이 좋은지 알 수 없다’(62.4%)거나 ‘표시를 믿을 수 없다’(14.5%)는 답변이 많았다. 이는 소비자들이 브랜드 쌀과 일반 쌀에 대한 품질의 차별성을 뚜렷하게 느끼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어떻게 바뀌나

정부가 검토중인 세부기준은 △단백질 함량 △완전립 비율 △동할립(금이 간 쌀) 비율 △품종 순도 등이다. 일반적으로 단백질 함량이 많으면 밥이 빨리 굳어지면서 밥맛이 떨어진다. 또 동할립은 물과 닿으면 서서히 깨지고, 밥을 하면 진밥이 된다.

농림수산식품부는 현재 유통중인 쌀의 실태조사를 거쳐 5월까지 세부계획을 만든 뒤 올해산 쌀이 본격 유통되는 내년 1월부터 등급표시제를 의무적으로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 등급 표시 방법으로는 ‘A·B·C’, ‘1·2·3등급’, ‘으뜸·우수·보통’ 등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세부기준 가운데 품종 순도는 정부 보급종 공급률(2008년 45%)이 일정 수준에 다다를 때부터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이 기회에 품종명 표시 방법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현재 품종명이 확인되지 않은 쌀은 ‘일반계’로, 여러 품종이 섞인 쌀은 ‘혼합’으로 표시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 가운데 ‘일반계’ 표시를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다. ‘일반계’란 명칭이 ‘보통 수준의 쌀’로 오인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임정빈 농식품부 식량정책과장은 “소비자들에게 ‘쌀의 가치’를 정확하게 알려 주는 방향으로 제도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등급제가 정착될 경우 소비자들은 쌀도 쇠고기처럼 정확한 품질정보를 보고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 주의사항은

쌀 등급표시제가 의무화될 경우 산지명이나 브랜드를 보고 쌀을 구입하던 소비자들의 구입 패턴이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밥 한공기에 들어가는 쌀값이 200~250원에 불과하다 보니 대형 유통매장이나 동네 슈퍼마켓에서 저가미가 퇴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농가에선 질소질비료를 가급적 적게 주고, 미곡종합처리장(RPC)은 가공 과정에서 쌀이 깨지거나 이물질이 들어가지 않도록 각별히 노력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양곡업계의 한 관계자는 “2000년대 중반 이후 쌀값이 약세를 보이고 태풍 피해마저 거의 없다 보니 농가들이 수량을 늘리기 위해 질소질비료를 과다시비하는 경향이 있다”며 “질소질비료를 적게 주면서 품질을 높일 수 있는 표준재배 방법이 빨리 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도 이런 지적을 감안, 적정 시비법 홍보 등 등급표시제 정착을 위한 대농가 홍보에 들어가기로 했다. 우선 시비와 관련해서는 ‘밑거름 → 가지거름 → 이삭거름 → 알거름’의 4단계에서 ‘밑거름+가지거름 → 이삭거름’ 2단계로 줄이는 맞춤형 비료를 적극 홍보하는 한편 간이 단백질 분석기를 산지 RPC 등에 보급하기로 했다.

이범승 농촌진흥청 식량축산과장은 “수매 현장에서 단백질 함량을 2~3분 만에 측정할 수 있는 간이 단백질 검사 방법이 이미 개발돼 있다”며 “현재 RPC가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중”이라고 말했다.

김상영 기자 supply@nongmin.com
 
 
                                                              발췌 : 농민신문 201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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